SUNMIN LEE

<황금투구> 작가노트

이선민

<황금투구>전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다양한 권력에의 욕구를 초상사진의 형식을 빌어 표현한 것이다. 고대 로마시대의 시저의 이미지와 중세 초상화에서 보여지는 위대한 분위기를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의 연기를 통해 역설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지식이나 부, 명예 등 다양한 인간의 욕망을 일종의 권력욕으로 바라보고 이는 자의든 타의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에게 끊임없는 딜레마임을 말하려 한 것이다.

괴테의 고전 파우스트에서 이러한 딜레마는 작품을 관통하는 화두이다. 주인공 파우스트는 지식을 향한 끝없는 욕구에 사로잡혀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조건으로 온 우주의 지식을 소유할 수 있는 권력을 갖게 된다. 파우스트는 그가 소유하고자 했던 모든 지식에의 향연을 끝낸 후에야 지식에 대한 집착이 허무했음을 깨닫고 신으로부터 구원을 받는다. 하지만 그 게임은 인간 파우스트의 의도가 아니라 우주의 신과 악마와의 게임이었다.

<황금투구> 시리즈는 이러한 숨겨진 힘의 실체에 대한 논의이며, 꿈과 동화를 간직한 현대인 한명 한명이 시이저로 분하여 만들어낸 왜곡된 이미지로써 현대사회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숨겨진 힘들의 실체를 담론화 하고자 한 것이다. 상업주의와 대중매체에 의한 왜곡된 이미지 전달, 전통과 편견 등에 의해 겪게 되는 갈등과 소외를 분장한 시이저가 연기한 것이며, 고뇌하고 때로는 우스꽝스럽고 권위적이기도 한 모습을 통하여 올바른 권력행사와 추구에 대한 문제 제기를 시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