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MIN LEE

포토넷-사진가의 가방

이선민

1996년 개인전 <황금투구>전을 시작으로 <여자의 집Ⅱ>, <twins>, <깊고 고요한 시간>, <도계 프로젝트>를 가졌다. 여자로서, 주부로서의 시선으로 현대 한국 사회의 여자와 가족 을 바라보는 작업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2006년 강원 다큐멘터리 작가상을 수상하였으며 Joy of Giving Something(미국)과 룩스 갤러리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조명 장비를 사용하는 게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못했을 거예요. 필요해서 사용하는 거죠. 사용해 보지 않은 장비라서 모르는 부분들을 극복해보겠다는 마음이 생기기도 해요.”

촬영을 위해 이선민이 벌여 놓은 장비들은 연예인 화보 촬영 장비를 연상할 만큼 상당한 부피와 무게가 나가는 것들이었다. 그 무게만큼, 그 부피만큼의 열정과 욕심을 가진 아줌마 작가, 이선민. 바로 긍정적인 아줌마의 힘이다!

1 TOYO 45AⅡ

“‘도계 프로젝트’는 강원 다큐멘터리 사업과 연계한 작업이고 ‘여자의 집’과 같은 가족 문화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어요. 추석 때 차례를 마치고 남자들이 성묘를 간다고 해서 따라갔더니 성묘는 남자들만의 공간이었어요. ‘도계 프로젝트’는 추석 작업에 ‘도계’라는 지역의 특성이 더해진 거예요. 도계는 광산촌으로, 아직도 사택들이 많이 남아 있어요. 사택은 직원 아파트와는 달리 똑같은 형태의 주택이죠. 주택의 구조가 길고 좁아서 촬영에 필요한 공간이 나오지 않아 밖에서 촬영한 적도 많아요. 다큐멘터리 사진에서는 대상과 친해지는 것이 중요해요.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중요한데 이게 해결되면 다른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제 작업에서는 공간의 기호와 개인이 중요한 몫을 해요. 작가가 개입된 기존의 작업과는 다르게 ‘도계 프로젝트’에서는 4×5 카메라로 ‘거리 두기’를 해 대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강했어요. 대상이 되는 인물이 강하게 나를 응시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거죠. 개개인의 정체성은 다르잖아요. 명절에는 세대 간의 모임이 있어요. 그래서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개인의 정체성을 보여 줄 수 있어요. 그것이 대형 카메라를 사용하는 이유에요. 또 실내 공간에는 인테리어 소품, 가족 사진 등 많은 기호들이 있어요. 가족사에 중요한 부분들이죠. 이 기호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자세히 표현하려 하다 보니 필요한 장비가 많아졌어요. 경동광업소 광부들을 촬영하면서는 그들의 가족도 촬영할 수 있었어요. 본 촬영에는 비디오, 스냅 사진, 촬영 보조 역할의 어시스트 3명을 데리고 가 4일 내내 촬영만 했었죠. ‘도계 프로젝트’에서 가족 사진은 마무리를 지었어요. 앞으로는 광부 사진을 추가할 계획이에요.”

2 Schneider - Kreuznach Super-Angulon F5.6 90mm

“표준 렌즈를 좋아하는데 대형 카메라에서 90mm면 광각 계열이에요. 실내 촬영이라 밝은 조명과 카메라의 무브먼트가 필요했어요. 무브먼트를 많이 쓰지는 않지만 공간 작업에서는 필요해요. 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공간을 다루는 작업을 하고 싶은데 ‘도계 프로젝트’ 중에는 장비와 시간 문제로 공간 작업을 병행하지 못했어요.”

3 수평계

4 릴리즈

5 필름 홀더

6 FUJI INSTANT HOLDER PA-45
폴라로이드 홀더

7 Nikon 루페

8 MINOLTA AUTO METERⅣ F

9 Kodak PORTRA 160NC + FUJIFILM FP - 100C45

“필름은 욕심껏 가져갔어요. 오전 9시부터 하루 종일 촬영하면 50장 정도를 사용해요. 체재비에 비하면 필름 값은 새 발의 피죠.”

10 촬영 동의서

“섭외를 위해 관할 도의 협조 공문을 보냈어요. 강원 다큐멘터리 사업과 연계돼서 관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11 강원 다큐멘터리 사진 사업 작품집『THE FIRST LOOK

촬영 섭외에서 작업 의도를 설명할 때 포트폴리오와 함께 보여 준 자료

12 작업 노트

13 펜 + 칼

14 GOODSGOOD sender 무선동조기

15 암백

“밤에는 혼자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필름 교체 작업을 해요. 촬영하기 힘든 작업이라 꼼꼼히 하려고 2주 전부터 준비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필름 교체와 보관은 중요한 작업이에요.”

16 덮개 천

대형 카메라의 초점을 맞출 때 사용

17 Canon EOS 20D + Canon EF 50mm F1.4 USM

“장소 헌팅이나 풍경, 기념 사진을 찍을 때 사용해요. 사전 조사 때 도계읍을 샅샅이 훑어보았어요. 사진 이미지로 적합한 곳을 찾기 위해서죠. 가족이 모이는 명절이 아니어서 그 때 찍은 사진은 부부 사진만 있어요. 당시의 조사가 1년 내내 도움이 되었고 사전 조사의 중요함을 배우기도 했죠. 사전 조사나 본 촬영 때 촬영한 스냅 사진과 가족 사진은 인화해 보내 드려요. 모델료도 드리지 못하는데 성의를 보여야죠. 디지털카메라를 안 가지고 간 초기에는 4×5 카메라로 기념 촬영을 한 적도 있어요.”

18 SIGMA 17-35mm F2.8-4 DG HSM

19 Canon CB-5L 카메라 배터리 충전기

20 NEXTO CF OTG 120GB 외장하드

21 건전지

22 Victor GR-DVL700

“사전 조사 때 사용한 비디오 카메라에요. 공간에 대한 느낌을 잊지 않도록 사전 조사 때 촬영한 동영상을 많이 봤는데 그것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CD로 포트폴리오를 제작할 때 사진 중간에 동영상을 삽입하기도 했어요. 모든 사진과 작업 노트, 동영상을 넣어서 만든 15분가량의 영상물을 전시장에서 상영했는데 관람자가 ‘도계 프로젝트’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줬어요. 동영상 촬영은 앞으로 계속할 계획이에요.”

23 비디오 테이프

A 알루미늄 가방 대형 카메라와 렌즈 수납용

B DOMKE 카메라 가방

C 알루미늄 가방 모바일 라이트용

D broncolor mobilite 파워 팩

E Manfrotto 스탠드

F broncolor mobilite 헤드

“모바일 라이트는 성묘 때문에 사용하게 되었어요. 지인에게 빌린 장비인데 고가 장비라 넘어지지 않도록 한 명이 꼭 잡고 있어야 했죠. 아침에 비가 온 날은 땅이 질어서 차가 산에 못 올라가요. 장비를 들고 올라가는데 컴팩트한 장비임에도 많이 무거웠어요. 성묘 길은 죽음이 연상되는 길이에요. 현존하는 사람과 부재하는 무덤의 차이를 보여 주기 위해 야외에서도 조명을 사용했고 라이트의 주 대상은 어른들이었어요.”

G Manfrotto COUNTERWEIGHT

스탠드 고정을 위한 추

H BOWENS ESPRIT 500

“간단하게 촬영하고 싶었는데 필요에 의해서 장비가 많아졌어요. ‘여자의 집’은 핫셀블라드와 메츠 45CT를 사용했는데 광량이 부족하고 필름이 작으니까 노출이 부족하고 입자가 거칠었어요. ‘twins’부터 4×5 카메라를 사용했는데 4×5 카메라를 사용하면서부터 조명이 필요하게 되었어요. 메츠에서 보웬스로 바로 옮겼는데 처음에는 허니컴을 사용하다가 빛이 너무 무겁고 암울해서 소프트박스로 바꿨어요. 소프트박스를 메인으로 하고 사이드나 천장 바운스로 보조광을 주죠. 공간이 너무 좁으면 빛이 밋밋하더라도 조명 한 대로 천장 바운스를 쳐요. 집들의 구조가 같아서 장비 사용 방법은 같은데 문제가 되는 것은 방안에서의 반사에요. 액자, 거울, 창 등에서 생기는 반사를 없애기가 어려웠어요. 장비를 세팅하는 데 2시간 정도 걸려요. 좋은 점은 그 시간 동안 사람들이 익숙해져서 실제 촬영을 덜 의식하게 되는 거예요. 몇 시간동안 같은 공간에서 땀 흘려 일하는 모습을 보면 서로 돕는 정이 생기거든요. 작가의 진정성을 보여 주는 태도가 중요한 거죠. 이러한 자세가 바쁜 명절임에도 촬영이 가능하게 한 것 같아요. 10컷 정도 찍기 때문에 촬영 시간은 짧아요.”

I Manfrotto 170 MINI POLE

미니 폴대와 어댑터 두 세트를 사용. 천장이 낮아서 사용하기에 좋다고

J 소프트박스 60×80cm 규격

K tRE-D DELTA 5 AL Mod.7741

조명용 스탠드

L 조명용 우산

M GITZO G220 + G1372

“추석 같은 명절은 1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실수는 적은 편이에요. 그래도 한 번 실수가 있었는데 삼각대의 슈를 놓고 온 적 있어요. 마무리 촬영이라 혼자 갔을 때인데 다행히 그 때는 도계읍 사람들을 다 알고 있던 터라 환갑 잔치에서 만난 적 있는 사진관 아저씨께 빌려서 사용할 수 있었죠.”

N 스탠드 가방

O 조명 가방